1948년 12월 10일 우리나라 최초의 여성 서양화가이자, 근대적 여성 해방운동의 선구자 나혜석이 세상을 떠났습니다.
나혜석은 1896년 아버지 나기정의 4남매 중 셋째로 태어났습니다. 나혜석은 어린 시절부터 공부와 그림에 뛰어난 자질을 보였습니다. 고등학교를 수석으로 졸업했고, 1913년에는 도쿄 여자미술학교에 입학했습니다. 두 오빠가 일본에서 유학을 하고 있어서 나혜석도 일본에서 공부할 수 있었습니다. 그는 일본에서 근대적인 교육을 받고 여성 운동에 대해 여러 글을 발표했습니다. 1918년에는 단편소설 ‘경희’를 발표했습니다.
1919년 3.1운동에 참여하여 5개월간 옥고를 치르기도 했습니다. 재판 과정에서 만난 김우영과 1920년에 결혼을 했습니다. 결혼 이후에도 나혜석은 활발하게 창작활동을 했습니다. 조선 여성 최초로 유화 개인 전람회를 개최하고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1927년에는 남편과 3년간 유럽 여행을 가게 되고 나혜석은 새로운 세상에 눈을 뜨게 되었습니다. 남편이 독일로 공부하러 가게 되면서 나혜석은 홀로 프랑스에 남았는데 이 시기에 최린과 깊은 관계가 됩니다. 이 둘의 소문은 조선까지 소문이 퍼질 정도였습니다. 조선으로 돌아온 후 김우영은 나혜석에게 이혼을 요구했고, 나혜석은 여기에 응할 수밖에 없었습니다.
이혼 후에도 나혜석은 그림을 그리고, 글을 써서 여성 해방을 말했습니다. 나혜석은 1934년 잡지 <삼천리>에 자신의 결혼과 이혼, 그리고 가부장사회 조선을 비판하는 내용으로 [이혼고백서]를 실었습니다. 이는 세상에 큰 충격을 주었습니다. 그리고 최린에게는 위자료를 청구했습니다.
나혜석의 이런 도발은 당시 조선사회에서 받아들여지지 못했습니다. 그의 그림은 팔리지 않았고, 그는 모든 사람들에게 비난을 받았습니다. 자녀를 만나지도 못 하고, 경제적인 어려움을 겪으며 나혜석은 병들어 갔습니다. 수덕사에도 머물고, 양로원에도 있다가 1948년 겨울 행려병자로 시립 자제원에서 세상을 떠났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