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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레터 966회 - 정신 건강도 갉아먹는 기후 위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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경제레터 965회 - 지표만 따지다 보면 부정행위가 일어난다, 캠벨의 법칙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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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표만 따지다 보면 부정행위가 일어난다, 캠벨의 법칙
어른들은 숫자를 좋아한다. 새로 사귄 친구 이야기를 하면 어른들은 제일 중요한 것에 대해서는 결코 묻지 않는다. 가령 “그 친구의 목소리가 어때?”, “무슨 장난을 좋아하지?”, “곤충 채집을 하니?” 이렇게 말하는 일은 절대 없다. “몇 살이지?”, “형제가 몇이지?”, “몸무게가 얼마야?” “그 아이의 아버지는 얼마나 벌어?” 이렇게 묻는다.
위는 생텍쥐페리가 쓴 의 일부분입니다. 어른들은 무엇을 대할 때 숫자로 평가하지 않으면 알지 못한다는 내용입니다. 현실도 마찬가지입니다. 우리는 어떤 나라가 얼마나 살기 좋은 나라인지 확인할 때 1인당 국민소득이 얼마인지를 보고, 어떤 학교가 좋은 학교인지 살펴볼 때도 명문대를 몇 명이나 보냈는지를 확인합니다.
이렇게 지표를 활용해서 무언가를 평가하려고 할 때는 사실 제대로 평가하지 못할 가능성이 높아집니다. 미국의 사회과학자 도널드 캠벨은 ‘분량을 측정해서 숫자로 표현할 수 있는 사회 지표가 사회적 의사 결정에 사용될수록, 그 지표는 부패할 가능성이 높아진다’라고 했습니다.
이를 교육에 적용하면 아주 쉽게 이해할 수 있습니다. 우리는 학교에서 교육을 받으면 제대로 공부했는지를 확인하기 위해 시험을 봅니다. 시험을 보는 건 아주 일반적인 학업 성취를 확인하는 과정입니다. 그러나 시험 점수 자체가 교육 과정의 목표가 되면 이는 교육을 왜곡시킵니다. 교육이 학생에게 무엇을 배우게 하는 데 있지 않고, 점수만을 바라보게 합니다. 이는 우리나라 교육에서 나타나는 가장 큰 문제점입니다.
점수를 잘 받기 위해서 부정행위가 일어나기도 합니다. 이는 학생과 교사가 다르지 않습니다. 학생도 점수를 잘 받기 위해 부정행위를 할 수 있고, 교사도 좋은 평가를 받기 위해서 미리 시험문제를 알려주는 등의 부정행위를 할 수 있습니다.
캠벨의 법칙은 지표가 현실의 진짜 모습을 제대로 보여주지 못한다는 것을 알려줍니다. 좋은 병원을 평가하는 지표가 수술 성공률이나 환자수로 평가된다면 지표만으로 좋은 병원을 알 수 없을지도 모릅니다. 병원 입장에서는 어렵고 시간이 오래 걸리는 수술에 성공해서 지표를 올리기보다는 쉬운 환자와 간단한 수술만을 추구하게 됩니다. 그렇게 하면 수술 성공률도 높아지고 환자 수도 많아지니까요. 하지만, 이 과정에서 환자들만 손해를 보게 됩니다. 지표를 봐서는 병원에 대한 제대로 된 정보를 얻을 수 없게 되고, 정작 어려운 수술이 필요한 환자는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찾기가 어렵게 됩니다.
어떤 분야이건 성과를 측정하는 일은 쉽지 않습니다. 단순한 기준을 세우면 그 기준을 채우려는 목적만 남아서 일이 제대로 되지 않습니다. 성과를 부풀리기에 급급해서 실제로 성과가 나오지 않았는데도 지표상으로는 성과가 나온 것처럼 보일 수 있습니다. 그렇다고 너무 복잡한 기준을 세우면 평가가 쉽지 않습니다. 그래서 우리는 성과에 대한 숫자를 보더라도 그것이 나타내는 현실의 진짜 모습이 무엇인지 파악할 수 있어야 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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