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3년 9월 8일 무용가, 영화배우, 다큐멘터리 감독, 사진가이자 나치 독일의 선전에 앞장섰던 레니 리펜슈탈이 사망했습니다.
레니 리펜슈탈은 1908년 8월 독일 베를린에서 유복한 집의 첫째로 태어났습니다. 아버지의 반대에도 무용을 배워 무용가로도 성공을 했습니다. 해외 공연을 하던 중 부상으로 무용을 할 수 없게 되자 독학으로 영화를 공부했습니다. 자연으로 카메라를 들고나갔던 영화감독 아르놀크 팡크와 함께 영화를 찍으면서 배우로도 성공했습니다. 그는 영화사를 차려 본인이 감독, 배우, 편집을 한 첫 영화 <푸른 빛>으로 큰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푸른 빛>에 감동받은 아돌프 히틀러는 리펜슈탈에게 나치의 전당대회를 담은 기록영화 제작을 의뢰했습니다. 그가 만든 기록영화 <의지의 승리>는 다큐멘터리 영화의 새로운 문법을 만들어냈습니다. 히틀러의 위대성, 게르만 민족의 우수성을 보여주기 위해 실험적인 카메라 기법과 편집, 음악을 사용했습니다. 이어 제11회 베를린 올림픽을 담은 기록영화 <올림피아>는 흥행과 비평에서 모두 성공을 거두었습니다. 그러나 이 또한 나치의 선전영화라는 비난에서 자유로울 수 없었습니다.
제2차대전이 독일의 패망으로 끝나고 레니 리펜슈탈은 전범으로 여러 재판을 받았지만 나치당원이 아니라는 이유로 풀려났습니다. 나치의 선전영화를 만들었던 전력 때문에 그는 더 이상 영화를 만들기 어려워졌습니다. 그는 헤밍웨이의 책에 감명을 받고 아프리카에 가서 누바족과 함께 살며 그들의 삶을 찍은 사진책을 내기도 했습니다. 스쿠버 다이버도 배워 해양 사진집과 다큐멘터리를 만들었습니다. 2003년 <물 아래의 인상>이라는 다큐멘터리를 완성한 후 101세의 나이로 세상을 떠났습니다.